
[사진]2007년 봄날에 불어닥친 돌풍에 날아간 소마구간 지붕 서까래 복구 작업
솔농원의 든든한 버팀돌이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미안 합니다. 우리 아부지 자랑을 하는 페이지 같아서 말입니다.^^ 이 세상에 모든 부모들은 자랑스러운 아버지 어머니입니다. 그 중에 한분인 우리 아부지는 우리시대의 마지막 서정을 간직한 진성한 프로농사꾼입니다. 농사를 짓고 계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농사일은 기다림과 끈기의 미학을 보여주는 인간의 삶의 근원을 이어가는 소중한 일입니다. 시중에 떠도는 말로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짓 는다 거나 노후에 은퇴해서 농사짓겠다는 사람들의 낭만적인 꿈을 주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아무렇게나 쉽게 말하는 일에 우리 아부지는 한평생을 바치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아부지라고 쓰니깐 표준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특별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도 아니고 아버지도 아니고 나에게는 아부지였으니깐 말입니다. *__^
오늘은 아부지가 봄날에 불어 닥친 돌풍에 날아간 소마구간 지붕을 복구하고 계십니다. 모양은 슬레이트와 비슷하지만 재질이 양철로 된 지붕 한쪽 면과 서까래까지 모두 날아갔습니다. 그 날아간 지붕을 복구하는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자연을 원망하거나 힘든 기색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소마구간 지붕이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돌풍에 날아갔으나 추우나 힘드나 그냥 고치고 계십니다. 마른 낙엽송에 못 박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나무 정말 못이 잘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망치질 하시는 아부지가 꽤 힘드신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그래도 니 놈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농사꾼의 끈기와 오기를 낙엽송과 대못이 이기지 못하고 “그만 하이소! 내가 졌어용! 할아버지!!!” 그러면서 아부지한테 두 손 들고 말지요. 그런 아부지를 바라보며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늙은 농부의 일상을 바라보며 삶을 생각할 수 있음을 감사드리고 있기도 합니다. 속으로 우리 아부지 파이팅~! 그라면서 말입니다.
오늘도 부모님이 들려주시는 솔농원의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또 다시 소구리하우스에서 어머니랑 아부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있겠지요. 그날이 하루빨리 찾아 왔으면 합니다. 그 것은 A형이던 B형이던 소구리하우스가 만들어지면 사이버 솔농원을 사랑했던 좋은친구들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 날들이 빨리 찾아오기를 그저 희망하고 있지만 희망은 현실이 되어 소구리하우스에서 우리시대의 농사꾼이 들려주는 농촌의 서정을 함께 느끼며 이어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소구리 하우스에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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