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두리꽃과 어머니 2009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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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쪽두리꽃 스토리^^
고개 뒷목재 가는 길에서 옥이엄마^^

                        [사진]솔고개 뒷목재 가는 길에서 옥이엄마^^ - 1000x669


나의 어머니 8

             -서러운 文字




행여라도,

혹시라도,

어머님이 

사는 게

외로움이라 

느끼실까봐

외로움이 

호미가 되어

어머니 가슴을

후빌까봐

말로는 못하고

서러운 文字 를

보냅니다.




어머니

손에 놀던 아홉 살 배기 딸 보고파서

밤마다 가슴을 쓸어내리셨을 텐데

그 그리움 참고 저 위해 유학길 떠나보내신 것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끔 어머니께

‘니가 대학은 헛나왔다’는 핀잔을 듣긴 하지만,

못 배운 한을 모르고 세상 살고 있으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머니 저 시집보내실 때 맘껏 못해 주셔서 외할머니 앞에서 우셨다구요. 외할머니는 엄마 보고 그 돈 내가 줄 테니 울지 마라 하셨다구요. 전기세 아까워 백열등 하나도 아끼시던 외할머니께서 피같이 모은 돈을 주신다 하셨다면서요. 예순이 넘어 흘리신 어머니 눈물이 여든 넘은 외할머니 가슴을 울렸고 그날의 울음이 오늘 저를 울립니다. 저로 인해 깊게 울어주셨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어렸을 때 오빠와 싸운다고 소죽 끓이다 말고 뛰어나와 부지깽이로 때리셨지요. 한번은 제가 아빠한테 버릇없이 군다고 이불 꿰매시다 말고 빗자루로 때리시더니 금수산 호래나 물어가라며 집 밖으로 내쫒으셨죠. 그때 겨울밤이었고 빨간 내복바람에 맨발로 쫓겨났었을 거예요. -지금 그 생각을 하면서 저 웃고 있어요. - 자식을 때릴 때는 때리는 부모 맘이 더 아픈 법이지요. 그때 저를 아프게 때려 주신 것, 그래서 제가 오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봄 마늘밭에 풀매라고 잔소리 하시기에 마늘밭이 풀밭이 돼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엄마는 손끝하나 대지 마시라고 못을 박았지요. -어머니, 그때 저는 궁지에 몰린 쥐 였기에 어머니를 앙칼지게 물어뜯었습니다. -  그런 제 눈빛 읽으셨기에 나 몰래 못박힌 손으로 마늘밭을 매놓고 가신 어머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어머니.

시골 할머니로 촌스럽게 늙어가는 어머니.

나도 어머니처럼 촌스런 외양으로 늙어가겠지요.

촌 할머니 행색인데 음성이 교양있고

촌 할머니 행색인데 낯빛이 위엄있고

촌 할머니 행색인데 분별이 뚜렷한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새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리고 행복합니다.

-먹은 맘만큼

다 받아내지 못하니 서럽고

먹은 맘 있어도

그 맘이 스스로 서러우니 서럽고

어머니 향해 먹는 맘엔 ‘어머니’ 석자가 먼저 글썽이니

서러운 文字가 되었습니다.


2008. 11. 5



최병옥

충북 단양 뒷목재 학운산방 가는 길 옥이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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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엄마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