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품'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07/02/23 단양마늘 이야기...
  2. 2007/01/22 하리 하우스 요리교실
  3. 2007/01/21 석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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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항생제를 반찬으로
  주셨던 우리 할머니"

내가 우리집 거의 모든 요리에 마늘과 양파를 듬뿍 넣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겐 일종의 속임수다. 그런데 그런 속임수 없이 우리에게 마늘을 듬뿍 해 주셨던 분이 계신데 바로 우리 친정 할머니시다. 손주 다섯을 손바닥만한 단칸방에서 돌보시던 할머니. 학교에 이것 저것 돈을 내야 하면 우린 할머니께 손을 내밀었고, 할머닌 돈이 없다며 “손가락을 빼서 주랴!” 하셨다. 수중에 돈은 없고 손주들은 달라 하는 상황에서 내신 역정이셨다. 손주들을 빈 손으로 학교로 보내시면서 내신 그 역정 속에 진짜 손가락을 빼서 팔 데가 있으면 그리 하고 싶으셨을 할머니의 안타까움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할머니는 안계신지 오래다. 돈은 없고 먹을 건 귀하고, 그런 상황에서 (70년대 중반 서울 유학파인 우리 형제들의 기록이다.) 할머닌 우리에게 마늘을 무쳐 반찬으로 주셨다. 단양 마늘을 캐는 6월 쯤, 부모님이 돈은 못 보내도 마늘은 넉넉히 보내셨었나보다. 때론 생마늘을 얇게 썰어서 고추장에 무쳐 주셨고, 때론 통마늘을 쪄서 고추장에 무쳐 주셨다. 생 마늘 무침은 매웠다. 그래서 생마늘 무침에 대한 기억은 애틋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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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하우스 요리 교실



하리 하우스(Hari House) 요리교실에서는 우리 땅에 자라는 나물에 대한 이야기와 요리를 알려주는 음식이야기이다. 우리 나라는 196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식량이 모자라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서민들이 많이 있었다. 도시의 극빈층과 마찬가지로 농촌에서도 먹을 것이 없어서 마을 텃밭이나 야산에 가서 계절별로 먹거리를 찾아 다니는 것이 어머니들의 중요한 일과 였다. 자연의 산물인 나물들도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해서 치열한 나물 쟁탈전이 마을마다 일어 났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배부르다는 말도 전해 내려온것 같다.

요즘은 배고파서가 아니라 자연식품 바람, 미디어에서 떠들어 대는 웰빙바람이 불어서 두메산골 오지에도 봄이면 나물 찾아 몰려드는 도시민들이 많이 있다. 전문적으로 나물을 췌치하는 사람들은 봉고차에 일꾼들 실고와서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자라는 봄나물을 싹쓸이 하는 것을 시골에 살다보면 가끔씩 목격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건 좀 자연한테 미안한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든지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난다. 적당한 봄나물은 몸에 좋치만 과하게 먹어치운 봄나물은 틀림없이 자연의 반격이 시작 될것 같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염치를 아는 사람이 되자의 범주에 포함되는 상황이다.

하리하우스는 소구리 하우스와 이웃 사촌인 홈페이지이다. 그래서 서로 협력하며 윈윈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여동생 옥이가 운영하는 사이트 이다. 그 사이트에 있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소구리 문화지도에서 서비스하고 하리 하우스로 일부 콘텐츠는 넘겨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같은 콘텐츠라도 블로그에서 보여주는 거랑 정통 웹페이지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그 느낌에 많은 차이가 있다. 마치 소설을 영화로 보는 것과 책으로 보는 것의 차이처럼 똑 같은 모니터로 봐도 그 느낌은 다르다. 적어도 옥이가 들려주는 하리 하우스 요리 이야기는 진정성 측면에선 아주 멋진 콘텐츠이다. 적어도 좋은 정보를 구성하고 글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면에 있어서 여동생 옥이는 프로다. 프로가 이야기 하는 하리 하우스 요리 이야기는 찾아가서 읽으면 여러가지로 득이되어 인터넷 정보의 참 가치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하리 하우스 옥이랑 함께하는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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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류] 코란의 나라 이란에서 바다 건너온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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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붉고 투명한 천연
      에스트로겐 껍질 속의 빨간 구슬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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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에 나도는 석류(榴)는 대개가 이란산이다. 이란산 석류는 65% 이상이 과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 천하를 휘어 잡은 석류의 힘은 새콤달콤한 과즙에 있는 것이 아니다. 새콤달콤한 즙과 톡톡 터지는 외피로 가장한 씨앗에 있다. 갸름한 쌀알처럼 생긴 하얀 씨앗 1㎏에 10~17㎎ 정도로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바로 석류 천하를 이루는 힘이다.

에스트로겐은 여성 갱년기 장애나 골다공증의 치료에 쓰이는 여성 호르몬이다. 풍부한 여성호르몬과 비타민 C가 노화를 늦추고, 피부를 아름답게 해줄 것은 당연지사. 그 호르몬이 석류의 씨앗에 많으니 여성들의 애호가 남다를 만하다. 단, 즙이 아닌 과일 석류를 먹을 때는 씨까지 먹어야 천연 에스트로겐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 석류는 기온이 높고 여름이 긴 기후에서 잘 자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이 이란산(페르시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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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를 먹을 때는 알알이 맺힌 열매의 군락을 눈으로 즐기며 손으로 발라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으므로 껍질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겠다. 비타민 B·C, 구연산, 미네랄이 풍부한 석류는 그 신맛으로 입맛을 돋우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침샘을 자극해서 소화작용을 돕는 미덕도 있으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랑할 만하다. 하지만 신맛이 강한 것은 위에 자극을 줄 수도 있으므로 과용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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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몸에 좋은 석류를 우리 식생활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우선 소스를 만들 때 첨가하는 방법이 있다. 불고기 소스를 만들 때나 닭강정 소스를 만들 때 매실즙을 넣듯 석류즙을 넣어도 좋다. 석류 차도 좋을 것이고, 생크림 케이크를 장식할 때 초록색 키위 맞은 편에 붉은 석류 알맹이를 얹는 것도 멋질 것이다. 술을 담글 수도 있는데, 석류술은 그 빛깔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리라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석류를 우리 것으로 먹을 수는 없는가? 국산 석류를 재배하는 곳 중 가장 넓은 지역이 전남 고흥인데, 이 지역의 56가구가 석류(pomegranate)를 재배해 10월에 수확한다. 그러나 그 양이 너무 적어 석류시장을 이란산에 넘겨 줄 수밖에 없다고 하니 아쉬울 뿐이다.

최병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