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가 익어가는 시절엔...

옥수수는 다 찰지고 쫄깃거리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 쌀이 찹쌀과 멥쌀로 구분되는 것처럼 옥수수도 찰옥수수와 메옥수수가 있더라. 허면 찰옥수수와 메옥수수를 어찌 구분할까. 확실한 방법은 먹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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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시절. 지대가 높아 모든 농작물의 수확이 남쪽보다 한참씩 늦은 탓에 여름방학이 다 끝날 무렵에야 옥수수를 꺾어 먹을 수 있었다. 아주 불운 할 땐 그 맛있는 옥수수를 한번도 쪄먹어 보지 못하고 개학을 맞아 서울로 올라와야 했던 적도 있다. 그때의 아쉬움이란...... 지금도 너무 이른 여름에 친정나들이를 가면 아직 옥수수가 덜 여물어 못 먹기도 한다. 어쩌다 너무 늦게 여름 나들이를 가면 너무 여물어서 맛이 없는 옥수수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께서 옥수수가 딱 알맞게 여물 때를 맞춰 고향에 올 수 없는 타관의 자식들을 위해 개발하신 옥수수 재배방법 덕택에 한여름을 지나고 추석 때가 되어 가도 맛있는 옥수수를 금방 꺾어다 삶아 먹으라고 주신다. 물론 밭에서 꺾어오시는 건 아빠의 몫이지만. 그 새로운 옥수수 재배 방법이란 바로 옥수수 심는 날짜를 각각 다르게 하시는 거다. 예를 들면 감나무 밑 밭가에는 먼저 심고 외갓집 마당에는 일주일 뒤에 심고 또 마늘밭에는 또 일주일 뒤에 심고 하는 방법이다. 한날에 옥수수를 밭으로 하나 심어놓고 미쳐 못오는 자식들 때문에 애태우시다가 개발하신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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